[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스탠 주르단

 

[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스탠 주르단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는 2014년 6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IEN)의 총회에 참가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을 만나고, 인터뷰 했습니다.

기본소득 뉴스를 통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의 인터뷰 영상과 스크립트를 공개합니다.

다섯번째 인터뷰이는 기본소득 프랑스 네트워크와 기본소득 유럽 네트워크의 코디네이터인 스탠 주르단입니다. 미디어활동가(mediactivist)인 스탠 주르단은 2013년 유럽의 기본소득 시민 발의 서명 운동을 이끌었던 활동가 중 하나로, 현재 유럽을 기반으로 기본소득 썸머스쿨, 기본소득 신문 발간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

(5) 스탠 주르단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저는 스탠이고요. 기본소득 프랑스 네트워크와 기본소득 유럽 네트워크의 코디네이터입니다.

 

Q. 프랑스의 청년들은 어떤 곤란함을 겪고 있나요?

A.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반이 혼돈에 빠져있습니다. 이럴 때 고통받는 건 언제나 가난한 이들과 젊은이들이에요. 왜냐하면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기본적으로 특정한 사람들의 현존하는 특권을 보장하면서 젊은 세대의 사회적 보호망은 줄여가는 식으로 복지제도를 발전시켜왔거든요.
우리가 목격해본 바로는 그렇고, 재정위기의 경우에서도 이런 경향을 발견할 수가 있어요. 우리는 빚을 갚기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고 있는데, 이 빚이란 게 바로 구세대로부터 물려받은 거거든요. 그걸 우리가 떠안게 된 거예요. 진짜 불공평한 일이죠.
확실히 젊은이들은 점점 더 많은 불안정성과 직면하고 있어요. 여기서 불안정성이란 단지 돈을 적게 번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과도  분명히 연관되어있어요. 어쩌면 누구는 뭐라도 일자리를 구할 수는 있을텐데요. 아시다시피 2주나 3주, 아니면 두 달 정도 일하고 다시 불안정한 상태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요. 장기적인 계획은 아예 세울 수가 없기 때문에 삶이 정말 정말 힘들어지는 겁니다.

그래도 특히 유럽에서 눈에 띄는 점은,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이런 상황에 대해 뭔가 결단을 내리려 하고있다는 건데요. 점점 더 분명해지는 어려움에 맞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려하고는 있죠. 그래서 지금 유럽연합이 일자리 보장제도를 계획하고 있긴 한데… 제가 보기엔 이거 그냥 사탕발림이에요. 예산으로 책정된 몇 백만 유로는 아주 특정한 몇몇 집단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이죠. 가난하고 젊고 또 불안정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옮겨다니기 때문에 고려대상이 아니에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은 잘 뭉치지 못합니다. 처한 상황이 매번 바뀌고, 사는 도시도 바뀌고, 늘 여기저기 옮겨다니니까요. 그래서 그들이 힘들여 무언가에 맞서 싸운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이런 상황에서 투쟁하기란 훨씬 힘이 드는 거죠.

구체적으로 프랑스에는 조건이 딸린 최소소득 프로그램이란 게 있는데, 만일 당신이 25세 이하라면 이걸 신청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나이 스물 다섯 이하는 가난해서는 안된다는 건데, 완전 말이 안되죠. 게다가 이 프로그램은 체계가 너무 복잡해서, 수혜자격 있는 사람의 절반이 아예 신청을 하지도 않아요. 정말 너무 복잡한데다가 정보가 제대로 주어지는 것도 아니라서요.

 

Q. 기본소득이 청년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A. 음, 기본소득은 심리적 불안함을 해체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단지 돈을 주는 것의 문제만은 아닌 게, 사람들은 어차피 어떻게든 살아나갈테고 이미 여타 보조금이나 혜택을 받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프랑스는 공교육 제도가 꽤 잘 되어있단 게 장점이긴 해요. 문제는, 지금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거죠. 이 때 기본소득은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켜주는 동시에, 지금 노동시장이 그들에게 주는 굴욕감을 면할 수 있게 해줄 거예요. 왜, 계속 백수로 놀고 있으면 소외감도 느끼고 친구들도 잘 안 만나게 되잖아요. 한 잔 하러 나가거나, 친구네 놀러가거나, 영화를 보러가거나, 그거 다 돈이니까요. 이렇게 가난은 배제를 낳아요. 특히 젊은이들이 이런 상황 속에서 삶을 시작해가기란 정말 힘이 들죠.

 

Q.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A. 글쎄요, 긴 얘기가 될 것 같은데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습니다. 우선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해보고, 스스로 공부하고, 여러분 나라와 도시에서 활동 중인 단체를 찾아 지지하면서 그들이 하는 일을 함께 해보세요. 직접 행동할 시간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럴 경우엔 그냥 꾸준히 새로운 소식을 받아보고 정보를 취하는 것도 함께 하는 한 방법이죠. 물론 친구들한테 이런 게 있다고 말해볼 수도 있는 거고요.
전 기본소득이 당장에 실현가능한 선택지라고는 생각 안 해요. 장기적인 관점으로 한번 생각해보세요. 기본소득이 너무 이상적인 얘기처럼 들리더라도, 실현될 수 있다고 한번 믿어보는 거예요. 더 많이 고민할 수록 실제로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겁니다.

 

Q. 기본소득 운동이 당신 스스로를 어떻게 변화시켰나요?

A. 우리는 이 캠페인을 일 년 동안 진행하면서 100만 서명을 받으려고 했었는데, 결국 30만 개를 받았어요. 그런데 전 그것만해도 많이 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제 친구들만해도, 기본소득을 잘 이해하지도 못했고 거기에 찬성하지는 더더욱 않았었고요. 걔네는 우리가 이렇게 많은 서명을 받으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않았었거든요. 어쨌든 캠페인을 하는 동안에 전 유럽 전역을 떠돌아다니면서 여행도 많이 했고, 기본소득 활동가들도 많이 만났어요. 유럽 어느곳에서나 사람들이 우리 이야길 들어주고 흥미있어하는 걸 보면서 굉장히 고무됐었죠.
이 캠페인을 통해 각국에서 움직임이 생겨나는 걸 보는 게 정말 흥미로웠는데요,  진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어요. 똑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각국이 처한 맥락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얘기들이 나온 거예요. 올해 제가 목격한 것들은 정말 놀라웠어요… 처음에 우린 고작 한 두 명이서 인터넷에다가 기본소득을 알리곤 했는데, 지금은 이게 하나의 운동이자 공동체로 성장한 거예요. 특히 세 달에 한 번 정도 유럽 어딘가에서 만나 회의를 해온 게 정말 중요했어요.
정말로 중요한 순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뭔가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을 뿐만 아니라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친구가 되면서 하나의 공동체로 자라났단 점이 정말 소중하단 걸 깨달았어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런 운동을 지속해나가는 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바로 믿음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서로를 믿어야하고, 또 우리의 능력을 믿어야하며, 정치적 분열 그 너머를 바라봐야만해요. 그게 바로 열쇠입니다.

 

Q. 한국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음, 전 한국에 대해 잘 알진 못해요. 그렇지만 일단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전세계 청년들이 정치제도나 사회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이해 받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단 걸 알아요. 하지만 포기하지 마세요. 이런 상황에서 기본소득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데, 이건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거예요. 단지 젊은이들이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에요. 그러니 포기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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