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에노 슈미트

[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에노 슈미트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는 2014년 6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IEN)의 총회에 참가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을 만나고, 인터뷰 했습니다.

기본소득 뉴스를 통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의 인터뷰 영상과 스크립트를 공개합니다.

여섯번째 인터뷰이인 에노 슈미트는 예술가이자, 2008년 다니엘 해니와 함께 <기본소득: 문화적 충동>을 감독했습니다. 또한 스위스 기본소득 이니셔티브의 공동창립자이자 이니셔티브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며, 그 결과로 2016년에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 투표가 스위스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전 에노 슈미트고요, 스위스 출신입니다. 스위스 기본소득 이니셔티브의 공동창립자이기도 해요. 이 이니셔티브는 지금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2016년 국민투표에 부쳐질 겁니다. 그해 시민들은 정부에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요구할지 여부를 선택하게 돼요.

 


Q. 어떻게 기본소득 운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저는 개인의 ‘일대기’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누구나 출발점이 있죠. 제 경우에, 저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었고, 화가로서 나름 잘 나가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이런 질문을 품게 됐어요. “오늘날 예술은 어떤 위치에 있는걸까?” 이 질문은 제 안에서 계속 자라면서 중요해졌죠. 제 답은, 요즘의 예술은 경제 안에, 또 여러 사업들과의 사회적인 관계망 안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스튜디오나 박물관, 갤러리 안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요.
그래서 전 회사에 가봤어요.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한다는 게 어떤건지, 물질적인 것을 다룬다는 게 어떤건지, 그리고 그런 사업체들 안에서의 예술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요. 그리고 전 은행에도 가봤죠. 진짜 돈이라는 건 어떤건지, 어떻게 만들어져서 뭐가 되어 굴러다니는건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죠. 진짜 그게 뭐지? 상상 속의 돈 말고 진짜 돈 말이에요.
이 두 지점에 대해 제가 예술가로서 얻은 답은, 스스로의 고유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뭐를 해도 해나가자는 것이었어요. 지금 살고 있는 게 바로 자신의 삶이고, 자신의 책임 아래 있다는 걸 깨달아야한단 것이었어요. 또 정말로 해야만 하는 일은 무엇인지, 실제로 자신이 되고 싶은 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이 되어야하죠.  이런 지점에서 모든 사람을 자유롭게 하고, 책임감을 부여하는 조건없는 기본소득의 아이디어가 와닿았어요.

당신 삶에 기회를 주세요. 당신의 일대기에 기회를 주세요. 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에 기회를 주세요. 전 세대가 살아온 방식 그대로 겁이 나고 걱정스럽기만 한 삶을 살진 말아요. 새로워지세요. 다양한 활동들을 만들어가고 세상이 정말 필요로하는 건 무엇인지 알아보는 거예요. 이건 예술가들만의 몫이 아니에요. 아직은 돈벌이가 되는 일만이 일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에요. 이 때의 일은 내가 당신을 위해, 또는 다른 이들을 위해 하는 것이고, 일의 의미는 남 좋은 일을 한다는 데 있죠. 또 내가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해요. 그러니 많은 돈을 벌어 부자가 되길 바랄 수도 있어요. 좋아요, 하지만 자신이 노예는 아니며 일이 노역은 아니란 사실을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해요. 일은 바로 내가 하는 것이고, 무엇이 필요한지 내가 판단하며, 내가 하고싶은 것이고, 다른 이들을 어떻게 도울지 내가 알아보는 거예요. 이 모든 것들은 조건없는 기본소득을 통해 더 명백히 드러날 수 있을 겁니다. 기본소득은 사회에 더 활기차고 의미있는 활동들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당신은 스위스 이니셔티브를 하기도 했죠?

네, 전 스위스 기본소득 이니셔티브의 공동창립자에요. 저랑 다니엘 해니Daniel Häni 둘이서 이걸 시작했어요. 다니엘은 기업가로, 저는 예술가로 참여했지요. 중요한 건, 이 움직임이 진실되고 아름다워야한다는 거예요. 모든 게 다 절망스럽기만한 측면에서 시작해선 안돼요. 매력적인 요소를 갖춰야하죠. 우린 매력적이고 우리가 갖고 있는 이 아이디어도 매력적이다, 그걸 보여줘야해요.
우린 행사를 열고, 인터뷰도 많이 했고, 그게 스위스 미디어를 타면서 사람들이 함께 하고 싶다고 연락해왔어요. 그렇게 모인 많은 이들이 이제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고, 우린 그 말을 듣고 정말 그렇게 했죠. 본인 생각에 해야 마땅한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진 않는 게 중요해요. 만일 당신이 어떤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일단 스스로 하세요, 앞장서는 거예요.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점일 수 있는데, 스위스에는 아주 민주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있어요. 다른 여러 나라들에서도 민주제를 채택하고는 있지만, 간접민주제 안에는 (어떤 의견 하나가 국가적으로 논의되기까지 거쳐야할) 대표들이 너무 많아요. 스위스는 직접민주제를 채택하고 있어요. 그건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곧바로 이니셔티브를 설립할 수 있단 걸 의미하죠. 이 장치를 통해서 누구나 곧장 정치적인 레벨에 도달할 수 있어요. 어느 정당이 당신과 생각을 같이 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필요가 없는 거예요. 외부로부터의 무언가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기본소득 운동을 전개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제겐 중요해요. 그게 설령 헛걸음일지라도, 어쨌거나 그 발걸음을 통해 서서히 일어나는 흐름이 당신과 함께 할 거예요. 이게 제가 아는 비밀인데, 정말 그래요. 그래서 우린 스위스 법에 따라 (이 안건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해) 18개월 안에 10만 이상의 서명을 받아냈어요. 우린 정부에 합법적으로 국민투표의 자리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죠.  국민투표는 보통 정부가 내린 결정에 대해 반대하기 위해 작동하는데, 스위스에서는 우리가 한 것과 같은 일도 가능해요. 이렇게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수 있는 권리는 보다 깊은, 민주적인 이해의 차원에서 가능하죠. 그래서 우린 지금 국민투표의 기회를 얻었어요. 단지 다니엘과 제가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이게 국가적인 사안이 될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이제 스위스 사람들 모두가 여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거예요. 정부를 비롯해 우리 쪽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 대다수가 기본소득과 함께 다음과 같은 주제들에 대해 논의해요. “미래의 일이란 어떤 것일까?”, “노동과 임금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그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미래에는 어떨지?”… 이런 질문들은 교육의 의미와 연관되어있어요. 무엇을 위해? 어떻게? 또 돈의 의미, 경제의 의미와도 연관되어있죠.

전 사람들이 이 이니셔티브의 중요한 지점들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뻐요. 곧바로 이건 옳아, 틀려, 흑이야, 백이야 하지 않고  스스로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는 과정 안에 들어오고 있는 거예요. 이런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기본소득을 이해한다는 게 제게 정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해요. 단순히 이런저런 사례들이 있다더라,를 논하는 데 그치지않고 이 아이디어로부터 ‘다른 무언가’를 이해해보려는 거죠. 단지 기본소득 액수를 따지는 걸 넘어서요. 전 이건 마지막에 따져봐도 될 문제라고 생각해요.

 

Q.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년들에 대한 제 경험으로는, 아마 한국도 똑같을 것 같은데요,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의미로는 이미 조건없는 기본소득을 받아왔단 사실을 모르고 있어요. 바로 부모로부터 받아온 돈 말이에요. 그래서 그들은 대개 ‘난 그 돈 안 받을래’ 하고, 무엇으로부터든 해방돼서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내가 하는 일이 가치 있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으며, 그래서 사회로부터 부름도 받는다는 그런 느낌을 통해서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건 역사 안에서 중요한 발걸음이 되어오기도 했어요. 내가 가족이나 군주, 공작, 왕이든 뭐든에 소속되지 않았으며 일에 대한 대가를 받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자유롭다는 그런 느낌 말이에요. 보다 개인적인 느낌에 가깝죠. 자유롭고, 또 내가 가치있으며, 사회에서 내가 하는 일을 필요로한다는 그런 느낌이요. 그때의 상황은 50년, 100년 전하고는 다른데, 돈을 어떻게든 벌 수는 있어요. 하지만 모두가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더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상황에 우린 처해있죠. 이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 자신이 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는 건 이전 세대보다 더 어렵게 됐어요.

이런 점에서 젊은 세대는 일을 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고, 한편으로는 컴퓨터나 기계들이 오래되고 어려운 일들을 대체하고 있어요. 새롭고 어려운 일들은 또 다른 문제인데요, 이건 다른 종류의 수입원을 필요로해요. 탄탄히 보장되어있으면서도 당신을 특정한 일에 얽매이게 하진 않을 그런 수입원이 필요하죠. 이건 보다 창의적이고 효과적이며 역동적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정말 필요한 것이에요. 청년세대가 이 세계 안으로 진입하도록 하기 위해서, 또 앞으로의 세계를 위해 싸우게끔 하기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이죠. 그 세계란 바로 그들이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여지를 갖고, 각자의 길을 찾아 가볼 수 있으며, 그 모든 것을 자신의 진심으로부터 해볼 수 있는 그런 세계에요. 전 이게 바로 사회와 역사의 발전라고 생각해요. 이건 또 다른 발걸음이기도 한데, 역사를 들여다보면 모든 나아감은 더 많은 자유와 더 많은 책임을 수반했거든요. 조건없는 기본소득이 바로 다음에 내디뎌야 할 발걸음입니다. 이거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에요. 사람들이 게을러질 거라는 오해, 또 이 아이디어가 환상일 뿐이라는 오해들이 있죠. 아닙니다, 이건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하는 길이에요. 방식이 다를 뿐이죠. 바로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거예요.

 

*

 

 

Advertisements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