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모두가,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 David R. Wheeler

The Atlantic / 2015. 5. 18 / David R. Wheeler

원문: http://www.theatlantic.com/business/archive/2015/05/what-if-everybody-didnt-have-to-work-to-get-paid/393428/

만약 모두가,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기본소득이 보장되면 보다 창조적이며 성취감 있는 노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 말한다. 문제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스캇 샌텐스Scott Santens는 요즘 부쩍 ‘물고기’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해 왔다. 특히 그는 다음 경구를 찬찬히 뜯어보고 있었다. “한 사람에게 물고기 하나를 준다면, 그는 하루 먹을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친다면, 그는 일생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샌텐스가 의문을 가진 부분이 있다. “만약 낚시 기계를 만든다면, 모든 사람들은 굶게 되는 걸까 아니면 먹고 살 수 있는 걸까?”


샌텐스는 37세로, 수많은 지지자들이 전세계에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Reddit에서만 26,000명이 집계되고 있는) 기본소득 운동의 리더이다. 기본소득 운동 지지자들은 모든 시민들이 생활 필수품을 누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당을 정부가 매달 지급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다. 기본소득 개념은 수십 년간 이어져 내려왔는데, 마틴 루터 킹 주니어리처드 닉슨 등 지도자들의 다양한 지지를 받은 적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샌텐스는 그 자신에게 지급될 월 $1,000의 기본소득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목표의 거의 절반 가량을 이뤄가고 있다.

샌텐스 자신은, 일자리 증가는 더 이상 자동화automation와 걸음을 같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이에 관해 실현 가능한 해결책은 정부가 지급하는 수당이라고 본다. “미래에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지금 바로 필요합니다.” 뉴올리언스에 거주 중인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모르고 있지만, 이미 주변에 미치는 영향들을 보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우리가 받는 보수에서, 우리가 감수하는 시간과 점차 극에 달하고 있는 불평등, 그리고 소비자들이 구매력을 잃고 있는 데에서 말이죠.”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바로는, 20세기와는 달리 현 세기의 사람들이 자동화보다 한 발짝 앞서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는다거나 이따금씩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 정도론 역부족일 것으로 본다. 최근 옥스포드대 연구 결과는 존재하는 직종의 47%가 향후 20년 안에 자동화로 옮겨가기 쉽다고 경고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첫 페이지를 포함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기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류 언론 내에서도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출간된 The Second Machine Age*나 Who Owns the Future 등의 책에서는, 기계와 노동에 관해서라면 이 시대는 분명 이전과 다르다고 예측한다.

다른 국가들 특히나 사회 안전망에 친화적인 유럽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미국 사람들보다 기본소득 개념에 더 개방적인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는 기본소득 제안을 고려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총선에 나온 후보자 대다수가 이 아이디어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주류 정치인들에게 정치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이슈로 치부되고 있다. 기본소득의 공정성현실성에 갖는 기나긴 의혹과 더불어 자동화가 사무직을 없앨 거란 전제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서 샌텐스는 손수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

“제 해결책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이들을 위한 기본소득을 지지할 권한을 그 즉시 부여받을 수 있도록요.” 샌텐스는 말한다.

다른 크라우드펀딩 제안자들과는 달리 샌텐스는 특정 프로젝트, 이를테면 테크 스타트업이나 비영리 단체, 장편 영화 제작 같은 일들을 수행하기 위한 돈을 요청하지 않는다. 미납된 의료비 같은 특정 문제를 거론하며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는다. 그는 그의 생활을 위해 무상으로 주어지는 돈을 요구하고 있다. 그가 요구하는 월 $1,000을 넘는 추가 금액이 모이면 같은 일을 벌이고 있는 또 다른 기본소득 활동가들에게 기부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는 그가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면서 스스로 번 돈은 모아둘 것이다. 정부가 모은 기금으로 기본소득이 실시되어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그는 설명한다. 사람들은 그들이 일해서 번 추가적인 돈은 따로 모아둘 거란 얘기다.

크라우드펀딩으로 기본소득에 접근하는 방법은 이제껏 몇가지 약속을 보여줬다. 독일에 있는 기본소득 지지자 19,000명 이상이 모인 그룹은, 각자 월 1,000의 생활비를 무조건적으로 나눠주기 위한 기금을 지금까지 열 한 사람 분 지급해왔다. 추첨으로 선정된 처음 몇 명은 2014년 9월부터 그들의 기본소득을 받기 시작했으며, 5월 7일에 11번째로 선정된 사람이 발표되었다.

기본소득 활동가이자 매사추세츠 주 엘름스 대학의 철학 교수 제이슨 버크 머피Jason Burke Murphy는 이 독일 프로젝트를 기쁘게 지켜봐왔다. “이 프로젝트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멋지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이트 방문 수와 매체에서 오는 반응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확실히, 프로젝트를 통해 기본소득을 지급받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고무적이다. 예를 들어, 수령자 중 한 사람은 이 새롭게 부여된 자유를 학위 논문을 작성하는 데에 쓰고 있다. 또다른 이는 콜센터에서 하던 일을 그만둔 뒤 공부해서 교사가 되었다. 아마도 익명의 한 댓글이 이를 가장 잘 나타내주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자유롭지 않게 살아왔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샌텐스의 크라우드펀딩 시도는 자유의지론자 또는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에 호의적인 진보주의자 뿐만 아니라 몇몇 자유주의자들에게도, 이를테면 샌디에고 대학의 철학 교수 매트 즈볼른스키Matt Zwolinski와 같은 이들에게도 수용되어왔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기본소득은 현재 1조 불 규모의 사회 안전망을 구성하는 관료주의 악몽을 줄일 수 있다. 그는 샌텐스의 노력에 박수갈채를 보내는데, 샌텐스의 시도는 기본소득이 정부 개입 없이도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임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슬픈 현실은, 기본소득을 반드시 필요로 하게 될 사람들이란 누구일지에 대해 자원 봉사 기부자들 사이에 많은 공감이 형성될 것 같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즈볼른스키는 말한다. “기본소득이 좋은 아이디어라면, 많은 사람들은 사회 보험이나 우편 배달처럼 자동적으로 이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운영하도록 위임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상정합니다. 하지만 이건 그렇게 자동으로 따라가는 일이 전혀 아니에요. 가끔은 – 아니 ‘자주’ – 사회적으로 중요한 목표는 지금처럼 강제로 중앙 집중centralized되어 제어하는 방법으로가 아니라, 자원해서 분산된decentralized 활동으로 빛을 봅니다.”

그러나, 다른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이런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방식에 회의적이다. “이런 일이 몇몇 활동가들로 하여금 기본소득 개념에 대해 시야를 확보하고, 지지자들을 불러모으는 데에 시간을 쓰도록 돕는다고 하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건 매우 미미한, 성장일 것입니다.” 기본소득 지지자이자 The Rise of the Robots의 저자인 마틴 포드Martin Ford는 주장한다. 그의 저서는 업무 영역이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급속하게 대체되는 사태를 예견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슬픈 현실은, 기본소득을 반드시 필요로 하게 될 사람들이란 누구일지에 대해 자원 봉사 기부자들 사이에 많은 공감이 형성될 것 같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 현상은 이미 자선 기부 현장 – 가족, 어린이, 반려동물을 위해 기부하는 이들 – 에서 나타납니다. 즉슨 노숙자들을 위해서는 그다지 많은 기부 금액이 모이지 않는 것이죠.” 그의 말을 빌리면, 그는 민간 시장 해결책에 있어서 “자유의지론자/기술 낙관주의가 갖는 환상”을 경계하도록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그 모든 결함에 있어서 아마 여기 도구 상자에 남은 유일한 도구가 될 겁니다.”

기본소득에 회의적인 이들은 이렇게 물을 지도 모른다. “만약 생활하기에 충분한 금액을 사람들이 받는다면, 그들은 일하기를 멈추지 않을까? 게을러지지 않을까?” 런던 대학의 성장 연구development studies 교수이자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의 공동 설립자인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이 주도했던 시범 연구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사람들이 두려움으로 하는 노동을 멈추면, 보다 생산적이 됩니다.” 스탠딩의 전언이다.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기본소득 운동의 리더인 칼 와이더키스트Karl Widerquist는 샌텐스의 프로젝트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동시에 이 운동의 목표는 사비privately financed로 기본소득을 만들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공적 자금publicly financed으로 마련된, 모두를 위한 기본소득이 필요합니다. 민간 자선 단체로서는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됩니다.” 와이더퀴스트는 조지타운 대학의 SFS-Qatar 에서 철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기본소득에 대한 여러 저서와 논문을 써 왔다. 그는 또한 3월에 뉴욕에서 있었던 가장 최근의 북미최소보장소득의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그는 말한다. “사비(로 마련되는) 기본소득이 시사하는 바는 이것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이 이슈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나아가 진정으로 보편적인 기본소득 운동을 위함입니다.”

한편, 다시 뉴올리언스에서는 샌텐스가 기본소득 지지자들에게 ‘만약 자신이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어떻게 시간을 쓸 것인지’ 조금만 더 꿈꿔보고 상상해보기를 트위터 상에서 묻고 있다. 한 응답자는 이렇게 트윗했다. “아마 제가 글을 쓰기에 좀더 자유로워지겠죠. (품위를 더한 채로요)” 또 다른 이는 이렇게 답했다. “음악가들 모금통에 20 넣고. 담벼락에 지역 예술가들 작품을 걸어둘 테고. 페디캡pedi-cab 운전수들에게 돈뭉치를 쥐어줄 거에요. #mybasicincome 으로 공유해보는 거 좋네요.”

샌텐스 자신을 위해서 그는 프리랜서 작가로서의 일을 계속할 것이다. 마음에 새로운 평화를 간직한 채로 말이다. “예전과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정말로, 제 가장 기본적인 요구를 걱정 없이 받쳐 주는 정도로 삶의 질이 올라가리라는 거에요. 한 달이 시작될 때마다 집세와 식비를 위한 돈이 나온다는 사실을 안다는 건… 엄청난 일입니다. 저는 빚더미에서 마침내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고, 심지어는 저축을 시작할 수 있을 지도 모르죠.”

그는 덧붙여 말한다. “하지만 기본소득으로 제 욕망을 쫓고 있는 한, ‘그게 바로 내가 벌써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데에서 이미 저는 운이 매우 좋은 겁니다.”


* 국내에도 제2의 기계 시대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책입니다.
** 이에 관한 최근 소식을 기본소득 뉴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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