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4] 개인을 위한 기본소득 운동, 어떻게? (희원, BIYN 총무)

개인은 세계를 볼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안녕하세요 <개인을 위한 기본소득 운동, 어떻게?>를 발표하기 위해 나온 백희원입니다. 어떻게? 하기 전에 일단 ‘개인’이 누군데 부터 시작해볼까요? 너무 근본적인 질문이지만요.(웃음)

저는 개인이 세계와 분리되어 세계를 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다른 존재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를 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대체 불가능한 측면에서는 우리 모두가 개인이죠.

가끔 국가는 이 사실을 자주 까먹는 것 같습니다. 너는 국민이야 부터 시작해서 자궁, 일꾼, 평창… 좋을대로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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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소영)

하지만 그렇든 말든 우리 모두가 개인이라는 것이 갈 수록 자명해지는 시대가 오고있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공동체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는 게 아니라 누구와도 다른 자기 자신, 개인으로 증명없이 존재하는 시대가 이미 왔음을 여기계신 분들께 제가 굳이 여러 근거를 대며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BIYN이 가진 큰 질문은 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모두를 위한 보편적인 기본소득에 대한 합의에 정의롭게 이를 수 있을까? 입니다.
그 시간까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가 물론 좀 더 현실적인 질문지겠지만요.

어느 개인인 영미씨와 은정씨, 그리고 여러분은 우연히 기본소득을 알게되었다

다시 돌아가서 이 개인들이 기본소득 운동에 참여하려면 기본소득을 발견해야 하잖아요.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요?

일단은 기본소득을 접할 수 있는 컨텐츠가 많아야겠죠. 저희도 자료를 만들고 알리는 활동을 주로 해왔었는데 다행히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국내에는 기본소득에 관련한 책, 기사가 넘쳐나고 있고 대중매체에도 진출했습니다.

상상을 좀 해볼까요. 30대 직장인 영미씨는 JTBC의 프로그램들을 즐겨 시청하는 편입니다.  어느 날 기본소득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하 이야기를 교양 프로그램에서 알게되었어요.

20대 은정씨는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합니다. 우연히 토론과 말하기 수업시간에 최근에 부상한 이슈인 기본소득을 주제로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이런 행사를 접하고 온 여러분도 계시죠.

BIYN도 알게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BIYN은…

영미씨도, 은정씨도 여러분도 다 적극적인 시민이어서 스마트폰을 열어서 기본소득을 검색했습니다. 조선일보의 특집기사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겠네요. 국내 전문가들의 견해와 해외 실험 사례들을 읽습니다.

좀 더 검색해보다가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즉 BIYN이라는 국내 운동 단체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요. biyn.kr에 들어와 그 활동들을 보게되었어요.

지금 한 번 들어가보면 ‘오 이런 일을 하는 단체가 있구나, 굉장히 많은 일을 하시네. 그런데 기본소득 실험은 안하나? 물어볼 곳이 없군.’ 그리고 그냥 나가게 되겠죠. 다음 스텝은 없을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네요. 물론 회원을 가입하고 공개되어 있는 운영위원회에 관심이 있다고 메일을 보낼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난 6년 간 우리와 그런 식으로 함께 하게 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현재 이 일들을 하고 있는 운영위원회에 대해 말하자면, 오랫동안 4명에서 5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저희 모두는 개인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고요. 소위 운동권 문화 코드에서 벗어나 기본소득을 주제로 시민운동을 할 수 있단 것이 저희 각자가 공통적으로 느낀, 이 단체의 좋은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일한 지 4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면서 저희는 엄청나게 많은 맥락을 공유한 하나의 그룹이 되어버렸어요. 만약 여러분이 저희와 술자리를 함께 한다면 웃을 수 없는 농담이 많을 거에요.

이는 곧 새로운 멤버가 운영위원회에 들어와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뜻이시도 합니다. 예전에 함께 활동한 분이 있는데요. 세미나에 참여하셨던 걸 계기로 발제가 훌륭해서 제가 혹시 활동 안하실래요 하고 여쭤보니 좋다고 하셨습니다.

1년 반 여의 수 많은 기여 후에 어쩐지 자신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팀을 떠나셨는데요. 그때 마음이 많이 아팠고 새로운 사람이 있을 자리를 우리가 준비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준비할 수 없다면 적어도 스스로 만들 여유를요.

너무 바쁜 영미씨, 아직 학생인 은정씨는 BIYN에 가입하기로 한다.

그래서 저희의 작은 질문은 그런 저희 현 운영위원회와 관계 없는 영미씨, 은정씨가 저희와 별도로 BIYN 활동을 시작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입니다.

BIYN은 운영위원회나 회원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팀들이 있어서 개 중 관심이 가는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죠. 아니면 자신의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도 있고요. 소속감보다는 다양한 행위로 먼저 접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들을 설계하자는 건데요.

  • 활동 온오프

하지만 영미씨는 예컨대 평일 저녁에 열리는 세미나에 올 시간도 없을 거에요. 30대 여성 직장인이잖아요. 책임감이 너무 커서 당연하다는 듯이 일을 너무 많이 하거든요. 저녁엔 쉬어야겠죠. 주말엔 잠도 채우고 취미 활동도 해야하고요.

이처럼 개인들이 너무 바쁘고 지적이기 때문에 저희는 활동 참여를 온 오프 할 수 있게끔 만들었습니다.

일단 회원이 되어야 하는데, 이건 뒤에 얘기하고, 예컨대 너무 바쁜 사람에게도 4%의 여유 5%의 여유는 있을 수 있잖아요. 영미씨도 1년 중 두 달은 덜 바쁠 수도 있고, 그 달에는 BIYN의 팀들 중 관심있는 곳에서 활동을 한다고 치면 대략 한 해간 에너지의 6% 정도는 BIYN의 활동에 쓰는 거죠.

  • 활동 지원비

그런데 또 활동을 무턱대고 하자니, 회의 하려면 교통비도 들고, 차값이나 공간비도 들고, 기본소득에 대해 공부하려고 하니까 책을 사야할 수도 있고. 특히 은정씨 같은 학생에겐 부담이 될 수 있죠.

‘아니 내가 사회참여를 하려는데, 내 돈까지 들여야해.’ 크라우드 펀딩이요? 그건 뭐 돈 안들이고 벌릴 수 있는 일인가요.

그래서 활동on회원에게는 매월 활동비를 선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회원 조직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입니다. 모든 회원은 매월 회비를 5천원 이상 자율적으로 내고, 의결권을 가집니다. 이 정기 회비의 50%를 활동회원 수로 n분의 1 해서 활동비를 책정하려 합니다. 활동회원이 20% 정도 될 거라는 가정하에 이 돈은 약 5만원 정도입니다. 많지 않지만 앞으로 회원이 늘어나면 더 늘겠죠.

일단 현재 있는 팀은 기본소득30분트레이닝팀, 기술팀, 내가그린기본소득기린그림워크숍, 도서팀, 성평등팀, 생활동반자법모임 팀, 웹사이트 리뉴얼팀입니다.

팀에 들어오면 슬랙 오픈 채널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월말이 되면 회고를 합니다. 간단한 양식에 지난 한 달 간의biyn 활동을 함께 공유하고 다음 달 활동의 on off 여부를 표시해주시면 총무가 활동비를 월초에 지급합니다.

물론 활동을 하는데는 돈이 더 들죠. 은정씨가 책 모임 세미나를 열고 싶어졌을 때, 그걸 위한 사업비는 팀과 임원단과 함께 논의해서 마련합니다.

앗 그런데, 듣자하니 아무튼 활동을 하려면 회원가입을 해야한다는 거 아닌가요? 당연하죠. BIYN은 회원의 기여로 운영되는 회원조직 시민단체입니다, 이 조직의 멤버십을 가져야, 개인으로서 이 조직의 대체 불가능한 n분의 1의 자리를 차지해야 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그래야 책임을 지고 권리를 가지고 예산을 통해 활동할 수 있으니까요.

잠시 회계공유를 해볼까요? 회원이 아닌 분들께는 매우 TMI가 되겠습니다만 원래 총회에선 회계보고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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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정입니다. 운영비가 높은 이유는 애초에 총 수입 자체가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월금은 과거에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을 실행했을 때 누적된 금액이고요. 운영비 비율이 높은 만큼 사업비의 가성비가 높습니다. 지난 6개월 간 저희가 팟캐스트 5편을 제작하는 데 든 돈은 고작 30만원입니다.(좌중 웃음) 많은 분들이 가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활동회원으로 총회 의결권을 가지고 관심을 갖는 것조차 부담스러울 수도 있죠. 난 총회에도 못올 것 같고, 괜히 그러면서 회원 자격만 유지하면 뭘해. 책임감이 강해서 미안한 일을 만들기 싫은 선영씨같은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기본소득은 빨리 됐으면 좋겠어! 힘을 보태고 싶어!! 그렇다면 정기후원을 할 수도 있습니다. 

  • 요약하자면,

그럼 한 번 요점 정리 해볼까요?

즉,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 프로젝트 제안을 하세요.
나는 재밌는 활동에 참여해보고 싶어. 은정씨처럼 팀에 참여하세요.
아직 활동은 못하지만 언젠가 해보고 싶고 BIYN 멤버가 되고싶다면 영미씨 처럼 회원가입을 했다가 나중에 활동을 on하시면 되고요.
나는 활동까진 못하지만 이걸 빨리 앞당기고 싶어. 그럼 선영씨처럼 후원을 하세요. 저희가 그 돈으로 더 많이, 열심히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음 나는 조금 더 지켜볼래. 그러면 그러세요. 저희 뉴스레터에 가입하셔서 소식만 받아보셔도 좋아요.

언제할지,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할 지 직접 정할 수 있으니까요. 함께 하기를 직접 선택해보시길 권합니다.

영미씨와 은정씨는 기본소득을 원한다.

그런데 제가 지나간 한가지 가정이 있죠. 이 두 분이 기본소득을 지지할까요? 글쎄요. 그건 은정씨와 영미씨에게 걸린 일입니다. 운동하는 사람은 많은 근거와 사실들, 설득의 말들을 전할 수 있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건 개인의 몫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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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소영)

오늘 제가 하나 이야기하고 싶은 건, 여러분, 기본소득이 아닌 다른 복지 정책이 확대된다면, 한국 정부가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적용되는 맞춤형 복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세요?

아니요. 저출산 대책을 한 번 생각해보세요. 누구의 시점으로 무슨 짓을 했는지요. 한국 복지 시스템은 특히 여성과 가족의 희생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소득은 남녀 노소 불문의 조건없는 현금지급이기 때문에 때문에, 정부가 무슨 생각으로 하든 개개인이 스스로 자기맞춤형으로 자기 삶을 낫게하는 데 쓸 수 있어요. 저는 그래서 기본소득을 권해드리고요. 사실 영미씨 은정씨가 여기까지 생각 하지 않고도 기본소득을 지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미씨는 너무 바빠요. 분명 어디 하나는 아플 거에요. 위염, 자궁근종, 목디스크나 허리 디스크, 우울증. 모르긴 몰라도 분명 한가지는 가지고 있을 거라구요. 이건 정상이 아닌데 마치 이게 정상인양 살고 있어요.

하지만 내가 주 3일 일하고도 살 수 있으면 어떨까? 기본소득 받으면 잠깐 일을 쉬고 운동을 할 수도 있겠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요?

은정씨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 취직 걱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요. 아, 기본소득 받으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볼 수 있겠네.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내가 나를 지원하고 응원해주는 일은 누구보다도 여성 청년에게 가장 큰 필요이니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기본소득 운동을 해야 나를 위한 기본소득이 도입된다.

네, 기본소득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내가 왜? 내가 왜 기본소득을 도입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그건 조선일보 기사에 나오는 사람들 같은 전문가들의 역할이 아닌가? 혹은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 아닌가?

여러분, 일단 기본소득은 사회에서 공동자원을 모아서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주자는 하나의 아이디어 입니다. 그걸 어떻게 할 지는 정해진 바가 없는데요. 남들이 하게 그냥 두실 생각인가요?

한국에서 기본소득 도입이 결정되면 누가 그 일을 할까요? 중요한 사람들이 하겠죠? 그 중요한 사람들이 기본소득 재원을 자산으로 돈을 벌고 그 돈을 또 자산증식에 쓰는 가진 사람들의 돈으로부터 가져오자고 주장할까요? 아니면 그들은 혹시 남성이 더 쉽게 여성과 결혼하고 여성은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기 좋게끔 설계된 정책과 함께 기본소득을 제안하지는 않을까요? 그런 부동산 정책이 적용되지는 않을까요? 이 스토리가 싫다면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만들어야겠지요.

기본소득의 재원에 합당한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기본소득을 공부하지 않아도 이미 자신의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반대인 우리는 답을 만들어나가야 하고, 그러려면 이 사회에 가장 갈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무엇이 정의로운 분배인지, 어디서 가치가 만들어지는지 개개인들이 가치를 못만들면 어떡할 건지 아주 많은 문제를 이야기해야 할텐데요.

그걸 기본소득을 통해서 한 번 해보세요. 기본소득을 통해서 내가 생각하는 정의와 가치가 무엇인지 한 번 이야기해보세요.

우리 그렇게해서 다음 대선 때는 기본소득이 이슈화 되고 차기 국회 때까지 법안을 만들고 2025년에는 기본소득이 도입되게끔 만들어봐요. 많은 사람이 북적여야합니다.

2025년이면 제가 마흔을 눈 앞에 두는데요.
청년 운동으로 시작했지만 노후 보장으로 잘 써보고싶습니다.

이런 일을 해내려면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의 목소리로. 우리는 수많은 토론을 거쳐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여기서 벌어질 일은 갈등과 새로운 사람들의 등장일 것입니다.
기대됩니다. BIYN의 총회에서 다수의 임원 후보가 경쟁하는 걸 보고 싶습니다.

오늘의 제안도 더 최선에 가까운 것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이 멋진 운동에 후원도 끊기지 않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준비해 온 문장을 읽고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저희 새 홈페이지에 올라갈 글입니다.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의와 가치는 무엇인가요? 그것을 한국형 기본소득에 반영하세요. BIYN의 기본소득 운동에는 개인이라는 단위로 사회를 보는 관점, 페미니즘이라는 사회정의가 함께합니다. 아직 확신이 서지 않으면, 여기서 함께 학습하세요. 동의할 수 없다면 의견을 내고 토론하여 ‘모두를 위한 보편적인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for all)을 합의해나가고 도입시킵시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질문과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가진 고민에 더 좋은 안이 있다면 대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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