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는 보편적 기본소득 실험을 폐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핀란드 정부가 기본소득 실험 확대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이미 핀란드의 제한적인 실험을 훨씬 넘어선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작성자 MATT REYNOLDS

Wired, 2018년 4월 26일 (원문읽기)

(번역 : 박나리)

 

작년에 시작된 핀란드의 보편적 기본소득 실험은 진보적이고 과감한 움직임으로 환영받으며, 일론 머스크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억만장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불평등을 일소할 열쇠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꿈은 이번 주 핀란드 정부가 실험 확대 제안을 기각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위기를 맞았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이를 핀란드 기본소득의 종료로 보도했지만, 사실 이는 실험이 당초 계획된 대로 2018년까지만 실시된다는 의미입니다.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인 Kela의 연구원 미스카 시마나이넨은 이에 대하여 “해외 매체에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현재로서 2018년 이후 실험을 지속하거나 확대한다는 계획이 없기는 하지만, 이는 새로운 정보가 아닙니다.”

핀란드 정부는 최초 실험 결과를 지켜본 후 해당 정책의 확대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시마나이넨은 실험 결과가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에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핀란드는 실업 상태인 대상이 월 지급액을 받을 경우 취업 가망에 변화가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 매우 한정된 범주의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하여, 2017년 1월부터 임의로 선정한 실업자 2,000명에게 실험 기간 중 구직 활동 또는 채용 수락 등의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매달 560유로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BBC보도에 따르면, Kela는 취업 상태인 집단에 대한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 정부에 4~7천만 유로의 예산을 추가로 요청했습니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보편적 기본소득에 훨씬 근접한 정책입니다.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것이 기본소득 이론의 핵심 원리 중 한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긴축 중심 중도 우파인 현 핀란드 정부의 목표는 현재 8.5%인 핀란드의 실업률을 낮추는 것으로, 기본소득 실험은 한 가지 수단에 불과합니다. 시마나이넨은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중요한 정치적 의제이지만, 정계에서는 기본소득 이외의 다른 사회 보장 모델도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시마나이넨은 올 봄으로 예정되어 있는 총선을 고려할 때, 국내 기본소득 실험이 전반적으로 실패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언급하며 “사회보장 개혁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이에 따른 실험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부 다른 국가에서도 독자적으로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에서는 3개 도시가 2017년 6월부터 기본소득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고용 상태와 관계없이 지급 대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대상자는 최대 17,000 캐나다 달러의 기본소득을 지급받는 집단과 아무 지급을 받지 않는 집단 2개 군으로 나뉩니다. 참여자가 취업 상태인 경우 최대 50%까지 지급액이 삭감되며 수급 자격도 저소득층에 한하므로, 이 실험은 핀란드 실험에 비하여 현저히 뒤처진 시각이나마 보편적 기본소득을 완화한 버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실험에는 약 2,00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실험이 계속될 경우 약 4,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본소득 지급군에 속한 경우 실험 대상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간은 3년까지입니다.

바르셀로나 역시 2017년 10월에 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하여 한창 실시 중입니다. B-MINCOME이라는 이름하에 2,000명이 참여한 실험으로 대조군에 속하는 절반은 아무 지급을 받지 않고, 지급군인 절반은 앞으로 2년간 400~525유로를 지급받습니다. 단, 몇 가지 수급 조건이 존재합니다. 지급은 개인이 아닌 세대 기준으로 이루어지며, 일부 참여자의 경우 수급 자격을 만족하려면 구직, 주택, 지역 공동체 활동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합니다.

스코틀랜드도 기본소득 실험을 향한 잠정적인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1월, 니컬러 스터전 행정수반은 스코틀랜드 정부에서 25만 파운드를 제공하여 영국 내 최초 기본소득 실험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년간 진행되는 실험으로 글래스고와 에든버러 등 4개 지자체가 참여합니다. 하지만 실험 시작 시점과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