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의 기본소득” 프로젝트의 20번째 수령자, 아스트리트 로브라이어의 편지

오는 7월에 한국에서는 제 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가 열립니다.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는 독일 “나의 기본소득”팀의 운영책임자인 아미라 예히아(Amira jehia)와  <일의 문제: 페미니즘, 맑시즘, 반노동 정치, 그리고 탈노동의 상상(근간)>의 번역자인 제현주 선생님을 초청해 특별 세션을 진행합니다.

2016년 현재, 전세계 각지에서 기본소득 실험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핀란드와 네덜란드에서 기본소득 실험을 위한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고, 스위스에서는 기본소득법안 발의를 위한 투표가 이루어졌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성남시가 청년배당을 실시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대다수의 기본소득 파일럿 실험은 정부나 지자체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지금 독일에선 조금 다른 방식의 실험이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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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특별세션 사전 인터뷰: 아미라 예히아(Amira Jehia, 독일 “나의 기본소득” 프로젝트 운영책임자)

제 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 특별세션 <Session8. 기본소득을 이해시키는 방법>

  • 7월 7일 목요일 오후 4시 45분~6시 / 서강대학교 다산관 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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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가 7월 7일부터 10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립니다. “사회적, 생태적 전환과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 열리게 될 이 대회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기본소득 국제대회로, 23개국의 기본소득네트워크가 함께하고 전 세계 기본소득 이론가와 활동가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는 독일 “나의 기본소득”팀의 운영책임자인 아미라 예히아(Amira Jehia)와 <일의 문제: 페미니즘, 맑시즘, 반노동 정치, 그리고 탈노동의 상상(근간)>의 번역자인 제현주 선생님을 초청해 특별 세션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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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에노 슈미트

[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에노 슈미트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는 2014년 6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IEN)의 총회에 참가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을 만나고, 인터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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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스탠 주르단

[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스탠 주르단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는 2014년 6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IEN)의 총회에 참가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을 만나고, 인터뷰 했습니다.

기본소득 뉴스를 통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의 인터뷰 영상과 스크립트를 공개합니다.

다섯번째 인터뷰이는 기본소득 프랑스 네트워크와 기본소득 유럽 네트워크의 코디네이터인 스탠 주르단입니다. 미디어활동가(mediactivist)인 스탠 주르단은 2013년 유럽의 기본소득 시민 발의 서명 운동을 이끌었던 활동가 중 하나로, 현재 유럽을 기반으로 기본소득 썸머스쿨, 기본소득 신문 발간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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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도루 야마모리

 

 

[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도루 야마모리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는 2014년 6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IEN)의 총회에 참가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을 만나고, 인터뷰 했습니다.

기본소득 뉴스를 통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의 인터뷰 영상과 스크립트를 공개합니다.

 

네번째 인터뷰이는 일본 도시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연구자 겸 활동가인 도루 야마모리입니다. 도루 야마모리는 주로 여성주의 경제학과 기본소득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그의 논문 중 싱글맘들의 기본소득 투쟁을 다룬 <잊혀진 여성들: 기본소득을 위한 싱글맘의 잊혀진 투쟁>은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있습니다. 또한 최근엔 <일본의 기본소득>이라는 책을 공동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

(4) 도루 야마모리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제 이름은 도루 야마모리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인생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보냈으며, 현재는 영국에 살고 있습니다.

 
 

Q. 오늘날 일본의 젊은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가 한국의 젊은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와 관련 있을 것 같은데요.

A.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경우에 따라 다를 것 같기는 하지만, 사립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교수로서 보면 저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특권층 출신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은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 그들은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 신분일 때 계약을 해야 합니다. 만약 모범적인 트랙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들은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없습니다. 성공한 트랙과 실패한 트랙이라는 커다란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것이죠.

아시아의 젊은 학생들 대부분은 부유층이건 아니건 간에 이런 거대한 압박 때문에 고통 받고 있습니다. 특히 가난한 집안 출신의 젊은 학생들은 비정규직 노동을 하게 되기도 하는데, 요즘 사용하는 말로 ‘프레카리아트’라고 하지요.

저는 한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조합을 지지했었는데, 그들 대부분은 임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사회 보장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홈리스 상태였습니다. 또한 건축 회사에 속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임금을 거의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프레카리아트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시골 출신에 교육을 잘 받지 못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겪었던 상황이 그들의 능력이나 선택의 문제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단지 사회적 차별과 평등의 문제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기에 그들은 일어나서 복지를 요구한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경제 위기, 규제완화 등을 거치며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저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책에 있는 내용이기도 한데, 아무래도 세계의 여러 노동조합(trade union)들이 기본 소득을 완벽하게 지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홋카이도의 공사장 인부들로 이루어진 한 노동조합이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연합의 안건으로 수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나기 조금 전의 일인데, 경제 불황을 겪는 과정에서 이 조합에서는 기본소득을 안건으로 발의했으며, 지진이 일어난 후 그들은 커뮤니티 안에서 공개적으로 기본소득 이슈를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예시가 일본에서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운동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기본소득이 어떻게 젊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요?

A. 저는 유럽의 경우가 다르다는 말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확실히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인 면에서 꽤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조차도 개미처럼 일해야 한다는 노동 정서가 지배하는 사회에 20년 넘게 살아왔으니까요. 제게 4살짜리 아들이 있는데 한 두 해 전까지만 해도 저는 아들을 매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나서 제 직장에 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유치원에 가기도 싫어하고, 가는 길 내내 하품하면서 늘 저와 함께 있고 싶어 하고, 움직이지를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저도 버릇처럼 이렇게 말하게 되더군요. “아빠는 일하러 가야 해. 아빠가 일 안하면 아들이 유치원 못 다니잖아. 우리 저녁에 밥 먹으려면 아빠가 일을 해야지.” 그런 개념은 제가 철저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인데도 말이죠.

그런 문화 양식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 그런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방향에 대해 고정된 관념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돈을 벌어서 생존을 도모하는 방식 이외에 본인이나 가족, 친구들, 나아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른 방식과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삶이란 그런 것이어야 합니다. 인생이 꼭 생존만을 위한 것은 아니니까요. 서로를 돕고, 즐겁게 해주는, 더 행복하고 풍성한 삶의 방식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살아가는 방향을 생각한다면, 우리에게는 기본소득이 필요합니다.

젊은이들이 기본소득을 통해 모든 고뇌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경제적인 생존을 위한 고뇌에서는 조금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좀 더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기본소득과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또 그 분야에 집중하게 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여기에서 말하기에는 조금 긴 이야기가 될 수 있겠네요. 페미니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그다지 좋은 일로 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위한 운동을 하게 되었는데, 그 팀을 꾸려나가면서 대학생과 함께 운동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공사장 노동자들은 주로 남성들이었고, 여성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의 성적 지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호모섹슈얼이나 인터섹슈얼의 문화 역시 부재했습니다. 그들은 아주 남성 중심적인 집단이었고, 여성과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남성 중심적인 사람들이 저의 동료 여성 학생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문화 코드가 달라서 충돌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던 중 여학생들이 불쾌한 상황을 경험하는 것을 곁에서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성추행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공사장 노동자들과 함께 프레카리아트 운동을 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성적으로 불쾌감을 일으키는 행동을 했을 때 이에 곧바로 대처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공사장 노동자들이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 동료들의 몸을 만지거나 하는 그런 상황에서 말입니다. “성추행을 저지른 저 남성 노동자를 이 운동에서 제외시켜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하게 되지요. 그것이 제가 페미니즘에 입문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성차별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을 비판하고,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말이죠. 그것이 제가 처음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습니다.

아무튼 저는 계속 이 분야에 관심을 가졌고, 한편으로는 계속 제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청소 노동자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청소 노동자들도 보통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지요. 청소 노동자로 일하면서 교토 대학의 교직원실, 강의실에서 많은 관계자들과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을 보면 경제가 아주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정말 평범한 일본의 시민처럼 보였거든요. 정말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이 정말 평범한 일본의 시민들이라면, 내가 지난날 만났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지?” 저는 그래서 경제학을 해체하고 다시 세우려고 노력합니다. 경제학에서 상정하는 인간은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인간이지요. 그런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인간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합리적인 인간은 하루에 24시간을 일할 수 있고, 다른 조건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일만 하는 인간이지요. 그것이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모형입니다. 일을 하기 위해서 다른 어떤 것을 준비할 필요도 없고,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쓸 필요도 없는 인간 모형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그런 인간 모형의 전제를 바꾸자.” 경제학적 인간 모델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보다 인간적인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제 주변에는 페미니스트 친구들이 많습니다만 저는 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꼭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히는 성차별반대주의자(anti-sexist)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자랐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저를 비판하실 때 늘 저를 법도도 모르는 놈이라고 부르시더군요. 어쩌면 제가 저의 섬세한 면모보다는 ‘남성성’을 내면화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 가족들은 저의 섬세함을 나약한 것이라고 보고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저 스스로를 ‘남성화’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성성’과 관련하여 제가 겪은 사회와의 충돌 및 갈등이 페미니즘에 대한 저의 관심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쓴 페미니즘에 대한 논문을 보면, 대부분이 기본소득과 관련되고 그 개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1999년에 처음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제가 광적이라고,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기본소득 개념이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고, 제 이야기를 믿지 않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죠. 저는 골방에 틀어박혀 책만 읽게 되었고, 사람들과 기본소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저에게 온 큰 변화는 2002년에 일어났습니다. 제게 해외로 나갈 기회와 돈이 생겼고, 저는 영국으로 가서 당시 기본소득 유럽 네트워크의 창시자이자 영국의 기본소득 네트워크를 만든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제가 했던 운동과 비슷한 운동을 이미 1970년대에 영국에서 하고 있었습니다. 그 운동은 ‘청구인연합운동’이라고 불리는데, 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요구했습니다. 그 교수님이 제게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소개해 주었는데, 절반 이상의 참여자들이 여성, 특히 싱글맘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1970년대의 여러 사회 운동에서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했고, 기본소득을 요구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운동에서 요구된 바는 기본소득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넓은 범위 개념인 ‘최저 보장 소득(guaranteed income)’이었습니다. 이 운동은 사람들에게 거의 잊히다시피 했지만 매우 중요한 것이었고, 재조명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기본소득에 대한 교육적인 책을 출판하게 되었고, 그 책의 절반 이상에서 여성들의 투쟁에 대해 다뤘습니다.

책이 출판되고 나서 사회 운동가들, 그 중에서도 싱글맘 사회 운동가들이 제게 연락을 해왔죠. 그런 식으로 활동들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누군가에게 10초 동안 기본소득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면,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지만 기본소득이란 “가족 중 누가 돈을 벌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견해입니다. 사실 그 질문은 가족 구성원들 모두의 말문을 닫아버릴 수 있는 마법의 질문이지요. 만일 우리에게 기본소득이 생긴다면, 그 마법의 질문에 대해 아무도 답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기본소득을 갖게 된다면 사람들은 보다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기본소득을 갖게 된다면 사람들은 성차별주의뿐 아니라 핵가족의 문제점으로부터도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과 페미니즘 사이의 독특한 연결 고리입니다.

물론 기본소득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점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볼 때, 남성 지배적인 가족관으로부터 여성을 보다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돌아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삶은 유일한 기회입니다. 게임에서처럼 다음 기회가 있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는 절망적인 상황이 많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스스로 변화의 도화선이 됩시다. 상황을 비관하기보다는 그냥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이루어나갑시다. 무언가를 합시다. 그러면 사회가 당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뀌어나갈 것입니다. 그게 저의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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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가이 스탠딩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는 2014년 6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IEN)의 총회에 참가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을 만나고, 인터뷰 했습니다.

기본소득 뉴스를 통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의 인터뷰 영상과 스크립트를 공개합니다.

 

세번째 인터뷰이는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개발학 교수이자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IEN)의 공동 설립자인 가이 스탠딩 입니다. 가이 스탠딩은 최근에 인도에서 진행된 기본소득 파일럿 실험을 주도했던 연구자이며, 한국에서는 <프레카리아트>의 저자로 알려져있습니다.

 


 

(3) 가이 스탠딩

 

Q. 지금까지 기본소득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우리는 1986년 기본소득 유럽 네트워크를 설립하면서 시작했습니다.철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 활동가 등으로 이뤄진 이들이, 세계화와 노동시장 유연화가 경제 불안정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인식 아래 모여들었어요. 1980년대 세계화로 인해 벌어진 주된 상황은 그러했죠. 유럽의 낡은 복지제도는 보험료를 내는 만큼만 혜택을 받는 사회보험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가 없었어요. 보험료를 낼 수 없게 된 점점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갑자기 불안정해졌죠. 그들은 아무런 혜택도 돌려받을 수 없었어요. 게다가 이 때 복지제도는 가난한 이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수혜조건을 요구하는 자산조사의 방식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이건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했고, 1980년대 가난과 불평등은 심화되어만 갔어요.

이런 상황에서, 그렇다면 이제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한번 논의해보면 어떨까, 말을 꺼냈습니다. 모두에게 적당한 수준의 기본소득을 주는 권리 기반의 접근을 해보면 어떨까? 이건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을 통제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을 거예요. 다시 말해 모두에게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거죠. 전에 말했듯이(편집자 주: 가이스탠딩은 이 인터뷰 전에 인도의 기본소득 파일럿 실험에 대해 발표했다), 인도 마을들에서 우리가 목격해온 그 능력들을 말이에요.

그 지점이 바로 우리가 이 일을 시작하게된 동기였습니다. 점차 유럽 바깥의 남미, 한국, 일본 등 각국 사람들이 그게 바로 그들 나라의 현실이라고, 함께 하고싶다고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어요.

2004년 바르셀로나 컨퍼런스에서 이 네트워크의 이름은 “BIEN”으로 바뀌었는데, 이 때부터는 모두를 위한 기본소득 “EARTH” 네트워크가 된거죠.그 때부터 전 세계 멤버들이 늘어났고, 동료들이 여기저기서 멋진 기여를 해왔습니다. 특히 이 일에 연관된 한국인의 수와 더불어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의 설립은 제게 아주 감명깊은 것이었어요. 존엄한 삶의 필수요소로서 기본소득을 제시하는 일에 쾌활하게 헌신하고 있는 한국인 친구들, 활동가들, 지식인들을 알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다들 알고 있듯이, 한국의 프레카리아트 계급은 전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급격히 불어나고 있어요. 젊은이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취약하고 불안한 상황에 놓이고 있죠. 수많은 이들, 특히 젊은이들은, 그들이 불안정한 일자리를 갖고 불안정한 생활을 하며 매순간 불확실성 속에 살아간다는 점에서, 그리고 내일 당장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가 없다는 점에서 위태로움을 느끼고 있어요.

제가 책에서 썼던 표현은 “알려지지 않은, 알 수 없는 것들/사람들(unknown unknowns)”이에요. 내일 당장 사고로 차에 치이기라도 하면, 악성부채(bad debt)는 지속불가능한 부채(unsustainable debt)가 되어버리겠죠. 이제 사람들은 불안정성과 부채라는 짐을 벗어버릴 수가 없게 됐습니다. 그러자 많은 나라들에서 사회적 병리현상, 자살, 약물중독과 같은 반응들이 터져나왔어요. 이런 결과들을 가지고 각국 정부들이 마치 그게 프레카리아트 삶의 원인인냥 들먹이고 있다는 점에 전 정말 화가 납니다. 술이나 먹고 약이나 하고 자살까지 하는 저 젊은 애들, 걔넨 그래서 안된다고 비난들을 하는 거예요.

여기에 대해 우린 분노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건 불안정한 노동 공급을 원하고 또 거기에 의존하는 세계 자본주의의 체계적인 상황, 체계적인 요구이기 때문이에요. 이 상황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자주 바뀌고, 떠돌아다니고, 실업상태를 받아들이고 재시도하며 영원한 진부화의 삶, 영원히 위태로운 삶을 좇도록 합니다. 인간 삶의 위기에 분명히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이런 상황을 21세기 사회의 기본상태로 받아들이지 않으려 합니다.

부모님과 조부모님 세대는 경제체제를 쌓아올리기 위해 부단히 일했는데, 그 결과는 한국, 영국, 어디에서든 소수 특권층만이 엄청난 액수의 돈을 벌어들이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지대(rent) 추구자들이에요. 이미 갖고 있는 부를 통해 점점 더 많은 몫을 차지해가죠.

프레카리아트의 경우 임금은 삭감되거나 불안하게 요동치고, 이윤을 남길 방법이란 없으며, 연금이라니, 그런 건 그림의 떡일 뿐인데 말입니다. 그러니 우린 새로운 소득분배 시스템을 위해 싸워야합니다. 당신과 나를 비롯한 모두의 부모님들과, 또 누군지 모르는 이들에 의해 축적되어온 소득을 나눠받을 권리가 누구에게나 주어질 새로운 시스템을 위해서 말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부를 누가 만들어낸 것인지 아무도 알진 못해요. 하지만 모두에게 기본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기본에 대한 보장없이 사람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누구나 무엇인가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를 위해 기본소득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해야만 해요. 공동체와 공유, 가족에 대한 더 나은 감각이 자라날 겁니다. 제가 알기로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한국사회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온 많은 것들이 나아질 거예요. 나도 상대 입장에 처할 수 있고, 상대도 내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여기는 전통적인 나눔사회에서처럼 말이에요. 우리는 공감에 대한 감각을 갖춰야만 합니다. 저의 새 책도 공감의 필요성에 대한 것이에요. 모르긴해도 분명히 한국에도 그걸 지칭하는 단어가 있겠죠.

우리 모두는 기득권층과 정부당국에 “우리가 커져가는 불평등, 불안정성과 위태로움을 참고 견딜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외치기 위해, 프레카리아트와 프레카리아트가 될까 두려운 이들을 위한 투쟁에 함께 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가 있다고, 우리는 기본소득을 하나의 권리로서 요구하고 있다고 외치는 겁니다.

제 생각에 이 운동은 경제안정을 위한 싸움인 동시에 사회정의를 위한 싸움입니다.

이것이 BIEN을 설명하는 전부입니다.

 

Q. 한국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프레카리아트 계급에 속한 이들은 대체로 봉급생활자들보다 훨씬 열심히 일해야합니다. 원치 않는 많은 업무들이 그들에게 주어지죠. 그들은 대체로 적은 돈을 받으면서, 완전히 풀타임으로 일해야 하는데, 그들 노동의 많은 부분에 돈이 지급되지 않아요. 돌봄노동과 같이, 여성들이 하는 많은 일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일자리를 찾고, 직업훈련을 더 받고, 정보망을 구축하는 것처럼 시간을 잡아먹는 많은 일들 또한 여기에 포함돼요. 이런 환경 속에서 돌봐야 할 아이가 있고, 또 빚이 있고, 정보망도 구축해야된다면 당연히 아무런 시간도 낼 수가 없을 거예요. 어떻게 시간을 잘 써야 가난과 불안정함에서 벗어날 지 모르겠는, 이른바 ‘프레카리아트화’ 되어버린 정신 상태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저는, 할 수만 있다면 힘을 갖추기 위해, 또 어떤 움직임에든 동참하기 위해 노력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니까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의 투쟁은 바로 그 사실을 모두에게 이해시키기 위함입니다.

지난 3년 간의 모든 운동과 저항 속에서 벌어진 가장 멋진 일들 가운데 하나는 어떤 깨달음이 있어왔다는 거예요. 아침에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전 더 이상 실패자라는 이유로 스스로에게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거울 안에서 나와 같은, 또 당신, 당신과 같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보기 때문이에요.

우리 모두는 하나의 집단적인 경험의 일부입니다. 같은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친구들, 이웃들, 공동체 구성원들 속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고 다같이 힘을 합칠 때에만 이 불안정성과 위태로움을 극복할 수 있어요.

이 인터뷰 발언을 듣는 모든 이들, 우울해하고, 스스로를 소외되고 하찮은 존재라 느끼고, 심지어 자살충동까지 느끼고 있을 지 모를 모든 이들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러지 말라는 겁니다. 강하다고 느껴보세요. 우리 모두는 인간사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강해집니다. 우린 그 강함을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 친구들, 친척들에게 빚지고 있어요.

그러니 투쟁에 동참하고, 조직하세요. 움직임에 함께 하세요.저는 30년 동안 이 투쟁에 몸담아왔는데, 우리가 인도에서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는지와, 또 거기서 목격해온 일들에 겸허함을 느낍니다. 사람에게 희망이 주어지면, 스스로 회복해서 자신을 위한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걸 이젠 알아요. 그 이후로 삼,사십 년의 인생을 쌓아 올려가는 것도 가능해지죠.

그러나 먼저 투쟁해야만 합니다. 아무것도 쉽게 이뤄지진 않아요. 이건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적극적인 조직화의 문제에요. 어려운 일이란 걸 압니다, 어려운 일이란 걸 알아요. 깨지고 박살나기를 계속 해야만 하는 건 정말로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여기에 대해 저는 힘을 갖추라고 말씀드릴 수 밖엔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어떤 힘을 갖추고, 자신이 이해한 경험을 다른 이들과 연관지을 수 있을 때에만 비로소 희망이 생겨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한국 친구들에게는, 한국 프레카리아트 계급의 경험에 연대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또 지금 기본소득을 위해 일하고 이는 이들에게 연대감을 느낍니다.

이 일에 뛰어들어 이상을 위해 투쟁하고 헌신하는 일이 용기를 필요로한단 걸 잘 알기에, 여러분 모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행동하면, 그것이 우리 삶에 무엇인가를 가져다주리란 걸 우린 알아야해요. 정말 그렇습니다.

그 긴 여정은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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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기본소득 활동가 인터뷰] 필립 반 빠레이스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는 2014년 6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IEN)의 총회에 참가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을 만나고, 인터뷰 했습니다.

기본소득 뉴스를 통해 해외 기본소득 활동가와 연구자들의 인터뷰 영상과 스크립트를 공개합니다.

두번째 인터뷰이는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IEN)의 모태인 기본소득 유럽 네트워크의 설립자이자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의 공동 의장인 필립 반 빠레이스 입니다.

 


 

(2) 필립 반 빠레이스

 

Q. 지금까지 기본소득 운동을 지속해오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아시다시피, 사회가 조직되는 방식이 부당하고 비효율적인 것을 매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회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소득의 분배가 조직되는 방식입니다. 지금도 시스템이 존재하긴 하지만 기능을 잘 하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너무 많이 일해야 하고, 다른 누군가는 일거리가 없습니다. 물론 다른 대안들과 함께 가야하겠지만, 기본소득은 그런 문제들을 다루는데 있어 주요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게 30여년 동안 유럽에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생각하고 기본소득 운동을 해 온 이유입니다.

 

Q. 전세계 청년들이 겪는 문제들은 비슷합니다. 실업이나 낮은 임금 등이요.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게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기본소득은 청년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겁니다. 우선, 기본소득은 노동자나 비자발적 실업자에게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도 주어집니다. 젊은이들을 지원하고, 젊은이 뿐 아니라 공부하는 나이 많은 사람을 돕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게 한 가지 중요한 점입니다.

두번째로, 기본소득은 보다 많은 청년들이 인턴십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인턴십은 대체로 보수가 적거나 심지어는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턴십을 하면 일을 배울 수도 있고, 자신의 능력을 계발할 수 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이런 인턴십이 시행되는데 보수가 적거나 없기 때문에 그 악조건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만이 인턴십을 할 수 있죠. 기본소득이 시행되면 인턴십에 대한 접근권이 평등해지고 되고 일반화될 것입니다. 청년들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앞서 말한 상황들에 대해 기본소득은 불안정성을 줄여 줄 겁니다.

왜냐하면 기본소득은 소득의 최저선이 되어줄 테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꾸릴 수 있는 안정성을 확보해 주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청년들은 여유로운 삶을 위해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되겠죠. 일을 할 지, 공부를 할 지, 자발적인 활동을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을 테고,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본소득이 주는 이러한 안정성은 청년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겁니다. 청년 뿐 아니라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지 말이죠.

 

Q. 한국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한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세요. 현재를 비관하라는 게 아닙니다. 현재 상황에 대한 대안을 생각하세요. 어떤 의미에서는 몽상가가 되세요. 도시계획, 사회정책 등 모든 면에서 현재와는 다른 사회를 만드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모든 것을 시도해보세요. 그것은 당신 자신과, 당신의 자녀들, 후손들을 위한 미래를 만드는 길입니다. 더 많은 소비, 더 큰 구매력, 성장, 이런 것들에 기반을 두지는 않지만 여러분 자신과, 당신의 자녀들, 당신의 후손들에게 지금 우리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가져다 줄 미래를 말이죠.

이건 가능합니다. 함께 기본소득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기본소득을 위해 투쟁한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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