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을 찾아본 뒤 7개월, 후기와 근황 (2) 기록과 초대

2023년 5월 7일 보틀라운지에서 열린 <공공을 찾아라! : 숨어있는 공확행(00)찾기>여정과 후기, 그리고 근황을 전합니다.

  1. 다시 만드는 도구상자
  2. 함께 기록한 그날의 기억
  3. <공공의 연말, 공공의 양말>에 초대하며

다시 만드는 도구상자

“우리가 일단 모이는 것 자체가 큰 돌봄의 에너지다.” (BIYN 희원) 

<공공을 찾아라>에 함께해주신 세 연사분의 발언 일부를 공유합니다.


[저항할 자유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 

– 투쟁으로 만드는 공공

계속 싸우기 위해선 동료에게 함께하자고 꼬셔야 되잖아요? 그래서 ‘돈 많이 벌게 해줄게.’ 하니까 ‘돈을 어떻게 버는데?’라고 묻더라구요. 예를 들면, 평생 일하면 얼마를 벌까요? 최저임금을 못 받는 친구들도 있지만, 최저임금으로 계산하면 20년에 한 몇 억 버나? 한 푼도 안 쓰면 2, 3억 번다고 칩시다. 그런데 우리랑 같이 벌면 4조, 5조는 벌 수 있어요. 작년에 우리는 정부를 상대로 장애인 권리 예산 1조 3000억을 배정해달라고 싸웠거든요. 그래서 동료에게 ‘우리랑 1조 3000억을 같이 버는 투쟁을 합시다.’ 합니다. 이것을 ‘양질의 변화’라고 이야기하면서, 지금도 같이 투쟁하고 있습니다.

– 공공을 만드는 기준

‘장애인들에 대한 자기 결정권은 어디까지 인정하시겠습니까?’ 라고 한번 묻고 싶어요. 사회는 비장애인의 시민권만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은 이동조차 못 했습니다. 장애인편의증진법이 있고, 국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시민권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동하지 못하다 보니까 장애인의 50%가 교육을 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야학이라는 곳에서 1, 2, 3, 4를 배우고 있습니다. 1, 2, 3, 4를 배우는 것보다 우리는 사회를 이동시킬 기준을 먼저 배웠다고 이야기를 해요.

비장애인들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공화국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시민권이 자연스럽게 습득된 것이지만, 다 같은 헌법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시민권은 지금도 보장되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비장애인만 타는 시민권 열차 태워달라고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인데 그것은 결국은 예산을 획득하는 방식도 있겠지만,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관계를 다시 한번 맺자는 이야기고, 저희는 그렇게 장애인들의 시민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권의 문제를 다 같이 한 번 잘 생각해보면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대화할 용기 : 반성착취 활동가, 얼룩소 에디터 단]

– 공공을 설득하는 대화

공공의 영역으로 들어와서 해결을 해야 하고, 계속해서 운영이 잘되려면 한 명, 한 명의 감시가 계속해서 필요하겠구나, 이런 걸 많이 요즘 느끼고 있습니다. 대화할 용기라고 했을 때 저는 피해자와 저와의 관계보다도 공공 안에서 해결하는, 실행하는 실무자들, 그들과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할 것인지. 그리고 그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제가 얼마나 더, 어떻게 꼬실 수 있는 언어를 가지고 있을 것인지가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보도를 할 때 ‘텔레그램 안에서 600명의 가해자가 그 대화방에 있었다.’고 하는 것보다도 ‘한 명의 운영자가 특정 피해자만 대상으로 하는 나체 사진, (대화방에 참가하기 위해) 인증을 올리는 대화방,  운영자의 대화방을 600명이 보고 있었다.’는 식으로 조금 더 촘촘하게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공공에서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이고 어느 지점이 문제인지 명확하게 파악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어떤 언어를 써서 공공을 설득할 수 있을지 조금 더 노력하는 저널리스트가 되려고 합니다.

숨 쉴 구멍을 만드는 활동

“여러분께서도 어떤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좌절과 무기력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으실 텐데, 그 때마다 본인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계속 숨쉴 구멍을 만들어서 이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대할 역량 : 생태전환마을 내일조합 활동가 이혜림]

– 기대를 키우기 위해서

기대도 키워야 돼? 그래서 키우지 마시라고 하려고 왔는데, 제가 이렇게 살다 보니까 기대를 키워야 합니다. 키워야 하고요. 없어도 만들어내야 되고요. 왜 기대를 키워야 하지?란 물음 말고,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해야해요.

– 서로의 공공이 되자

강릉 산불이 났을 때 재난 장소에 누가 와주시냐면요. 세월호 유가족 어머님, 아버님들이 저희 이재민 분들 도와주러 오셨어요. 단원고 생존자 친구들이 만든 아동 트라우마 치료사 분들이 오셨습니다. 와서 배식 봉사하고 설거지 봉사 하시고요. 재난 첫 날, 국제재난구호단체들이 그날 밤 강릉에 내려오셨어요. 또, 원불교, 천주교 등등.. 저는 이번 산불 나고 강릉이 잃은 게 많다고 생각했는데요. 아니었어요. 이번 재난으로 얻은 게 많습니다. 연결되어 있는 분들이 많고 결국 재난을 겪었던 어떤 참사의 피해자들이 다시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

기대할 역량을 길러야 될 것 같아요. 없어도 긁어 모으세요. 왜냐하면 제가 맨날 하는 말이 있거든요. 기후 위기 강의 다닐 때, 마지막에 도미노 사진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지금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도미노가 무너지면 도미노들이 연결되잖아요. 도미노가 무너졌을 때 연결된다는 것. 여러분, 오늘 만난 옆에 계신 분들이 여러분의 안전망이 될 거고 그럴 거예요.

함께 기록한 그날의 기억

“귀 기울이느라 허기진 사람들이 베이글을 나눠 먹는다. 든든히 먹어둬야 고심해서 준비한 산책로를 걸으며 공적 풍경을 발견할 터였다. 이날 행사가 열린 장소도 그 자체로 공적 장소였다. 장애인과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고 드나들 수 있는 ‘차별 없는 가게’. 동네 강아지들의 마을회관이자 누군가에겐 근처로 이사할 이유가 돼주는 곳. 작은 지도와 깃발을 들고 걸으며 앞서 들은 이야기를 곱씹는다. 마냥 좌절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북돋는, 느린 산책이 지닌 힘 속에서.”

김주온, “베이글을 구우며 생각한 ○○에 대하여” (전문 읽기)

<공공의 연말, 공공의 양말>에 초대하며

지난 5월, 뜨거웠고 용기있는 <공공을 찾아라>를 참석한 여러분, 반 년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나요? 

공공즈는 올해의 BIYN의 연말 모임으로 송년회 겸 5월에 있었던 <공공을 찾아라>의 후속 모임으로 준비하고있습니다. (물론, <공공을 찾아라>에 참여하지 않으신 분들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1년을 마무리하는 12월, 무언가도 채우지 못하고 지나가버린 것 같은 나날 속에서 움츠리기보단🧦공공의 연말, 공공의 양말🌲로 다정함을 채우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언제? 2023년 12월 09일(토) 저녁 6시 ~ 9시 

🎪어디서? 카페 닷콤(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35길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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